갖은 이유들로 접었던(시작이나 제대로 했던가?) 블로깅을 다시 시작하게 된 것은 '어린왕자'와 관련된 상표권 분쟁에 대한 보도 덕분입니다.
저는 뉴스를 보면서 떠오른 '저작권 이슈도 없고, 상표권 침해는 말도 안 될텐데..' 라는 생각을 지난 포스팅(어린왕자 - 상표는 상표일 뿐...)에서 정리하는 것에 그쳤습니다만. 엔디님께서 새 『어린 왕자』와 아르데코7321의 비즈니스맨 정신을 통해 이번 사태의 전말을 잘 살펴 주셨습니다. (감히 제가 따라가지 못하겠네요.)
1. 추가적으로 확인한 상표들
지난 포스팅에서는 미처 도형으로 구성된 상표들에 대해 살펴보지 못했습니다만, 도형 상표에 대해서도 살펴 보겠습니다. KIPRIS 상표검색을 이용하면 출원인코드 519986114520로 등록된 상표 중 서적을 포함하는 제16류를 지정한 것은 다음 2개 입니다.
등록상표 4005484110000 | 참고 : 지경사의 표지 |
등록상표 4003503220000 | 참고 : 미래사의 표지 |
이들 상표에 대해서도 관련 포스팅에서와 동일한 논의가 적용됩니다. 다른 출판사의 표지에 사용된 삽화(표장)과 등록상표의 유사성(미래사의 경우는 별로 유사해 보이지도 않지만.)은 별론, 그들이 예시된 책 표지에서 그 서적의 출처 표시로 사용되고 있지 않기에(서적의 출처표시라는 것은 표지 등에 표시된 출판사명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상표권의 침해를 구성하지 않는다는 것이 제 의견입니다.
상품의 출처표시로서 기능하지 않는 삽화를 근거로 상표권 침해를 인정하는 것은, 저작권의 보호 대상인 '창작물로서의 표현'과 상표권의 보호 대상의 '상표의 출처표시기능'을 혼동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구별하지 않는다면, 저작권의 존속기간을 실질적으로 연장하는 것으로 불합리한 결과를 초래하게 될 테니까요...
2. 주관적인 느낌들
이미 저작권이 소멸된 어린왕자의 텍스트를 새로이 출간할 계획을 가지고 있던 아르데코7321 측이 자신만의 originality를 부각시키 위한 방법으로서 '상표권'을 이용하는 것 자체에 대해서는 충분히 납득할 수 있습니다.
비록. 그들의 주장과 상표권과 서적의 제호에 관한 종래의 판례 입장(95다3381, 2000후3395 <- 소위 '리눅스 내가최고' 사건, 2005다67223)사이에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상표권자 측에서 다투어 볼 여지는 있기 때문입니다. (앞선 판례들이 법리 판단의 기준을 제시하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 구체적인 사실 관계에 기초한 적용예일 뿐이며, 이러한 반대 의견의 젝기가 없다면 변화하는 사회상을 반영하는 판례의 변경 등도 불가능 할 것입니다.)
다만, 여러 정황상 '삽화'의 저작권 문제와 'le petit prince'등의 표장으로 표시되는 상표권 문제를 구별하여 언급하지 않음으로써, 일반 수요자에게 하여금 다른 출판사의 책은 소위 '베낀책이다'라고 인식을 심어주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점은 별로 유쾌하지 않네요. (물론 지극히 주관적인 느낌이고 우리도 정확히 몰랐다고 한다면 딱히 할 말은 없지만서도...)
3. 사족
생텍쥐페리 유족재단 ‘소젝스(SOGEX)’ 측에서 생텍쥐페리의 성명에 대한 상표권 확보 시도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아직 성공적이진 못하군요...
상표출원 4520070003740 (거절결정2008.01.29) | 상표출원 4520070005790 (상표출원 2007.12.27) |
상표권의 침해자로 지목된 기존의 출판사 등에서는 등록상표권에 대한 무효 시도도 논의하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 출판계 "'어린왕자' 상표권 등록은 무효"
후발적 무효사유는 기존의 침해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니 원시적 무효 사유를 주장할 터인데, 아마도 등록 당시부터 이른바 '기능적 표장(상표법 제6조제1항제3호)'으로서 그 책의 내용을 직접적으로 표시한 것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하려나 봅니다. 끝까지 가면 재미있는 판레 하나 나올 수도 있겠네요.






